곽호순 병원 웹진_마음 vol.3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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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로 보는 정신건강
  • 글 | 이숙영 (곽호순병원 정신건강사회복지사)
곽호순병원_웹진 본문내용
KWAK HO SOON HOSPITAL_곽호순 병원 웹진

  • 현대사회는 언제 어디서나 휴대폰과 함께 입니다. 눈을 뜨는 순간부터 SNS 계정에 로그인을 하고 밤새 누가 ‘좋아요’나 ‘하트’등을 눌렀는지, 혹은 내가 올린 게시물에 누가 댓글을 달았는지 확인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밥을 먹거나 출근해서 일하거나, 공부를 하는 와중에도 우리는 휴대폰을 시야 밖에서 떼지 못하고 손에 붙들고 있어야 하는 중독에 빠졌습니다. 이제 더는 휴대폰 없이 살아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 최근 아프리카 TV, 유튜브 등 1인 미디어의 수많은 기행을 접하고 있습니다. BJ나 유튜버들은 유명인 또는 연예인 못지않은 인지도와 명성을 얻기 위해, 더 많은 관심을 받고,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더 자극적인 컨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람들은 그들의 컨텐츠를 보며 대리 만족을 느끼고 열광합니다.
이숙영 곽호순병원 정신건강사회복지사
  • 이러한 현시대의 문제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는 듯한 영화 한 편이 있습니다. SNS를 기반으로 실시간 라이브로 진행되는 게임을 생중계하는 10대들의 비밀사이트 ‘너브’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들을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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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 너브 (Nerve,2016)
										감독 : 헨리 유스트, 아리엘 슐만
										출연 : 엠마 로버츠, 데이브 프랭코,
										      에밀리 미드, 마일즈 헤이저,
										      줄리엣 루이스
  • 영화 : 너브 (Nerve,2016)
  • 대학 입학을 앞둔 소심한 성격의 여자주인공 비는 친구 시드니의 자극으로 인해 일탈을 결심하게 되고 SNS 미션수행사이트인 ‘너브’에 가입하게 됩니다.
  • ‘너브’라는 사이트에는 미션을 수행하는 ‘플레이어(player)’와 미션 성공 여부를 배팅하는 ‘왓쳐(watcher)’로 나뉘게 되는데 비는 플레이어를 선택해 미션에 도전하게 됩니다.
  • 왓쳐들이 과반수 찬성한 도전을 플레이어가 해 내야하고, 왓쳐들은 미션 수행을 실시간으로 지켜봅니다. 미션을 성공하면 상금이 바로 계좌로 입금되지만, 미션에서 실패할 경우 바로 계좌에서 다시 돈이 빠져나갑니다. 누구나 도전할 수 있지만 상금을 가져가는 것은 최후의 1인. 왓쳐가 늘어날수록 단계별 상금 또한 늘어나게 되고, 갈수록 힘든 미션을 주고 위험도가 높을수록 상금 또한 커지게 됩니다. 플레이어들은 시청자수 1위에 연연하며 좀 더 위험하고 자극적인 미션에 도전합니다.
  • 처음 보는 이성과 입 맞추기, 속옷 차림으로 거리 활보하기, 달리는 기차 철로에 눕기, 눈을 가리고 시속 100km로 오토바이 질주하기, 사다리 밟고 고층 건물 건너가기, 아찔한 고층 건물 크레인에 한 손으로 매달리기 등 목숨을 걸어야만 하는 미션도 있습니다.
  • 플레이어들은 누가 더 대담한 미션에 도전하는지 서로 경쟁하며 ‘우승자’라는 최종 관문까지 무작정 앞만 보고 질주합니다. 물론 플레이어나 왓쳐 그 누구도 위험한 게임 중 발생하는 불의의 사고에 대해선 책임을 지거나 죄책감을 가지기 보다는 방관합니다.
  • 비는 미션 도전 중 남자주인공 이안을 만나 파트너가 되고 그들은 함께 미션을 성공하면서 엄청난 상금을 얻으며 온라인 스타로 부상하게 됩니다.
  • 친구 시드니는 비가 미션을 수행하는 장면을 계속 지켜봅니다. 시드니 입장에서는 비는 자기보다 한수 아래인 친구로 늘 생각해왔기 때문에 미션을 완수하는 비를 보며 탐탁지 않아 합니다. 비보다 자신이 더 대단한 사람임을 증명하기 위해 위험천만한 미션에 도전하게 되지만 시드니는 실패를 하고 맙니다.
  • 이후 시드니가 실패한 미션을 비가 성공하게 되지만 곧바로 후회를 하게 되고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놀이에 회의를 느껴 경찰에 신고하려 합니다. 이는 ‘너브’의 규율을 깨는 것이고 이에 대한 응징이 시작됩니다. 경찰에 신고하는 동시에 밀고자가 되어 죄수 등급으로 떨어지고, 이후 모든 신상이 공개됨과 동시에 비 자신과 비의 가족들을 ‘너브’가 통제하게 됩니다.
  • 죄수등급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재도전을 통해 결승에서 우승을 해야 벗어날 수 있습니다. 이안은 비에게 우승을 양보하겠다고 제안하게 됩니다. 하지만 비는 앞으로도 피해자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 생각하고 친구들의 협력을 얻어 ‘너브’를 몰락시킬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 결승까지 올라온 비와 이안. 이들의 마지막 미션은 ‘총으로 상대방을 쏘는 것’
  • 비는 이안을 쏘는 것을 포기하지만, 3등이었던 타이는 본인이 대신 미션 수행을 하는 것을 왓쳐들에게 종용하며 권총 쏘기를 동의하는지 여부를 묻는 투표를 진행하게 됩니다.
  • 투표 결과 YES.
  • 총에 맞아 비가 쓰러짐과 동시에 ‘너브’를 해킹한 친구들은 모든 왓쳐들에게 “You are accessory to murder.(당신은 살인 방조자입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냅니다. 익명이었던 왓쳐들의 실명을 모두 밝힌 채 말이죠. 실명이 밝혀지는 것을 지켜 본 이용자들은 죄책감을 느끼고 하나 둘 게임에서 로그아웃 하며 ‘너브’를 탈퇴하게 됩니다.
  • 이후 다시 일어나는 비. 이로써 친구들과 함께 공권력의 힘으로가 아니라 ‘너브’의 접속자가 없게 하는 계획이 성공하게 되고 해피엔딩으로 영화는 끝나게 됩니다.
  • 이 영화는 인터넷 사회의 문제점을 잘 담아내고, 특히 인터넷 익명성의 문제점에 대한 메시지도 잘 표현한 듯합니다.
  •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왓쳐들처럼 웃지 못 할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 익명 뒤에 숨어서 옳지 못한 것에 가담하는 방관자들.
  • 동시에 플레이어들에게 위험한 행위들을 시키는 가해자들.
  • 혼자 할 때는 망설여도 집단이 할 때는 자신이 한 것이 아니라는 착각을 하게 만들고, 그 많은 인파 속에 숨어 죄책감 또한 가려 버리는 사람들.
  • 그 가면을 벗기고 나서 실제 자신의 신분과 마주했을 때 느껴지는 당혹감.
  • 영화 제목인 ‘너브(Nerve)’의 뜻인 ‘용기’가 단순히 무모하게 용기를 내야만 할 수 있는 도전을 시도하고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SNS로 소통하는 우리 사회에서 진짜 정의와 용기가 무엇인지 되짚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영화가 시사하는 바가 큰 것 같습니다.
  • * 출처
    - NAVER 영화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37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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