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호순 병원 웹진_마음 vol.3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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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NS (Social Network Service) 중독
  • 글 | 정지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곽호순병원 원장)
곽호순병원_웹진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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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원 원장
  • 요즘 젊은 층을 위주로 많은 사람들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고 관계를 맺습니다. 사회적 이슈에 대한 견해를 올리기도 하고 일상의 경험, 여행, 음식, 인테리어, 육아 등의 사진이나 영상을 올리며 서로의 삶을 공유합니다. 프로필 사진이 자신의 이미지가 되고 게시물에 달린 좋아요 혹은 댓글을 보며 인정받는 기쁨을 누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SNS 활동이 활발한 만큼 이로 인한 심리적 문제를 호소하거나 지나친 시간을 할애하는 것에 대해 고통 받는, 즉 벗어나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 영화에서 감독의 분신 혹은 상징 배우를 뜻하는 ‘페르소나’라는 단어는 원래 고대 그리스 연극에 쓰였던 가면을 뜻하는 말입니다. 융은 페르소나를 타인에게 파악되는 자아, 즉 사회적 자아로 사용했습니다. 온라인 페르소나가 편집을 거듭해 점점 자신의 이상과 가까워질수록 현실의 페르소나는 초라해지고 이러한 차이는 심리적 불안과 공허를 불러옵니다. 또한 온라인에서 이상적인 이미지는 진짜 자기를 표현하는 것이기 보다 ‘좋아요‘로 인정받는 이미지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정받을 만한 글과 이미지를 올리고 인정을 기다리고 인정에 기뻐하고 무관심에 괴로워하고 인정받는 사람들을 둘러보며 부러움과 시기를 반복하다 결국 좌절합니다.
  • 내가 올린 게시물에 댓글이 달렸나 안 달렸나 끊임없이 확인하게 되는 것은 불안증의 일종인 강박증상에 가깝습니다. 타인과 나의 세계를 비교하여 초라한 자신에 대한 자괴감을 느끼며 불안 및 우울에 빠지기도 합니다. 헤어진 여자친구 혹은 남자친구의 활동 내역을 살펴보거나 혹은 일방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의 일과를 확인하고 더 나아가 대략의 위치파악까지 가능한, 일종의 사이버 관음증도 있습니다.
  • 그럼에도 SNS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SNS의 알고리즘은 무한 확장성, 개방성에 있습니다. 독서, 영화감상, 스포츠 등의 활동은 시작과 끝이 있는 반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은 스탑 사인이 없습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수많은 페친, 인친의 홈에 돌아다니게끔 만들며 지속적인 관심사를 제공합니다. 자극에 따른 보상이 너무 쉽게, 빠르게 주어져 도파민 등의 신경전달물질이 활발히 분비되고, 중독 회로가 강렬하게 작동해 자극 충족을 반복적으로 추구하게끔 만듭니다. 이러한 내부 연구결과로 페이스북 경영진은 페이스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입니다.
  • 오늘날 SNS를 통해 우리의 정체성이 새로운 방식으로 확립되고 있으며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의 시간적, 공간적 제약을 뛰어넘으며 수많은 관계에 노출되지만 진정한 관계에 대한 목마름이 커지는 것은 참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문제로 인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세계에서 스스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SNS를 하지 않으면 불안, 초조해지고 일상생활의 스트레스로 이어진다면 SNS 중독에 대한 평가 및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 실질적인 작은 지침을 드리며 짧은 글을 마칩니다. SNS 사용을 끝이 있는 활동으로 만들기 위해 하루 한 두 시간 정도로 제한하고 일주일에 하루는 SNS 안식일을 정해봅니다. SNS는 특별한 순간의 기록임을 잊지 않고 일상의 삶의 영역에 정성을 다하도록 합니다.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실제로 눈을 맞추고 대화하는 정서적 교류의 경험을 가지며 자신의 인생에 자신감을 갖고 인정이 필요 없는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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